• (시낭송) 정동진행 야간열차 / 류시호 논설위원


  • 정동진행 야간열차 

        
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류 시 호 / 시인 수필가

        

        

        베이지색 둥근모자

        초록빛 바다에서

        포크송을 즐겼던 우리들

        기적(汽笛)을 헤치며 나타날 것 같아

        청량리역 4번 홈에서

        기다리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.

        

        세월이 만든 이마의 주름살

        해송(海松)이 숲을 이룬 해안선

        함께 걸었던 환상도 아니며

        꿈을 만지던 바닷가의 담소

        그때의 정동진행 야간열차를

        기다리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.

        

        어느 때인가

       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

        번뇌의 시름 다 떨구어 버리고

        수은등이 잠들지 못한 프렛 홈에서

        오늘도 정동진행 야간열차를

        말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.



  • 글쓴날 : [20-12-31 10:39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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