• [시인 시향] 어머니의 손맛 - 오순옥 시인
  • 어머니의 손맛


     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오순옥


     
    어머니의 손맛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다

    어느 날 문득 고등어자반 구이가 먹고 싶었다

    추억을 더듬어

     
    고등어 한 손 받아서

     냄비에 감자와 무를 깔고

     양념장을 만들어
    조림을 해 본다

    아무리 양념을 넣고
    조림을 해도
    어머니처럼 깊은 맛이
    나질 않는다

    보기엔 색깔도 좋고 그럴싸한데
    어릴 적 아궁이 앞에서
    불씨를 걷어내어
    연기가 앞을 가려도
    눈 비비시며 구멍 난 석쇠에
    구워주시던 자반 고등어
    정성스럽게 상위에 올려주셨다

    '야들아 맛있게들 먹거라 잉'

    오 남매가 옹기종기
    둘러앉아
    따끈한 밥 한술에
    고등어 한 점 척 얹혀서
    맛있다고 먹는다

    그때 그 시절
   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

    추억을 되뇌며
    엄마 사랑이 그리워지는 딸은
    어머니가 보고 싶다

    엄마,
    엄마,
    엄마,

        

  • 글쓴날 : [21-02-15 19:30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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