• [시인시향] 멀고도 가까운 그곳에
  • 멀고도 가까운 그곳에
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     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 김다현

    어느 날 불현듯 그리움 밀려와

    눈시울 붉어질 때면

    아주 멀고도 가까운 그곳에서

    금세 눈앞에 다가서는 임이 있습니다

        

    이제는 불러도 들을 수 없는 대답이지만

    흰서리 한 줌 얹고  안간힘으로 들숨 하나 

    날숨 되지 못한 이별

   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

    더욱 그립고 아름다운가 봅니다

        

    황혼의 문턱을 넘어 살다가신 구십 고개 

    하루도 빠짐없이 잊힌 시간을 회상하며 

    유수와 같은 시간의 속도가

    무섭게 느껴지는 내 속을 보면 

        

    나도 멀리 바라볼 줄 아는

    나이가 익어가는지

    침침해진 눈을 자꾸만 끔벅거리는데 

    그리움 속에 임을 볼때는

    돋보기가 없어도 괜찮습니다.

  • 글쓴날 : [21-07-13 14:25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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