• [시인 시향] 가을의 고독 - 박가을
  • 가을의 고독
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박가을

      추적추적 가을비는 내린다

      가을을 떠나보내야 하는가 보다

    내 가슴에는 아직도 가을이 남아있는데

    그 곁에도 가보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다.



    홀짝거리며 마시는 원두커피

      입안은 쓰디쓴 여운만 남겨놓았다.

    저 빗속을 거닐고 실은 충동은 목까지 차올랐다.

    우산을 들고 걷다 보면 빗소리가 음표가 되고

    박자를 맞추며 먼 여행을 떠나고 싶다

      이처럼 혼자만이 감정

    그 음성은 막을 수 없는 고독함에

      비 내리는 날은 싫다.



    어깨가 시려 온다.

    텁텁한 막걸리 한잔 벌컥벌컥 마신다며

      막혔던 속이라도 후련해 질텐데

      선술집에 우두커니 혼자라는 이유가 싫다.

      까맣게 물들어가는 이 밤이

      나를 감출 수 있어서 그만, 다행이다

      가을날, 고독한 날에는 어깨춤이라도 춰야겠다

      소주 두 잔을 마시면 흥이 날까,

    안주는 詩 한 수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면 된다

      그 누가 탓햐랴

      ...................쉿

  • 글쓴날 : [21-10-16 05:53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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