• [시인 시향] 눈 사람 - 성백원 시인
  • 목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눈 사람


        

        성백원

        

    순식간에 내린 눈이 길을 덮습니다

    새들은 목마름을 채우고

    나무들의 기지개가 꽃을 피웁니다

        

    지난밤 어지러운 생각들로

    꼬박 샌 손과 손들이

    하얀 마음 하나 잉태합니다

    빛나는 살결에 박힌 햇살들

    세상 추위를 다 녹여낼 듯합니다

        

    거짓과 위선의 웃음기를 싹 걷어내고

    순결한 뼈대와 텅 빈 내장을 가진 생명

    흉흉한 소문의 창들을 비집고

    슬만한 시간의 레일을 깔며

    희망의 기적을 울리고 있습니다.

        

  • 글쓴날 : [22-01-23 12:11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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