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의 창(窓)가에서  
 
       
 
                        류  시   호/ 시인 수필가 
 
       
 
 하루의 지친 마음                    
 
 산등성에 묻어두고  
 
 긴 여름 보낸 저 들판의  
 
 잘 익은 햇곡식을  
 
 우마(牛馬)에 듬뿍 싣고서  
 
 웃음 짓고 오는 농부  
 
       
 
 동구 밖 돌아서며  
 
 이마의 땀 씻는 농부  
 
 코스모스 들고 흔드는  
 
 옆집 아이 만났을 때  
 
 석양의 햇볕마저  
 
 피곤함을 잊게 한다 
 
       
 
 토담 위 감나무 빨갛게 익고  
 
 텃밭 푸성귀에 밤이 내리면  
 
 서울로 유학 간 아들  
 
 취직 소식에  
 
 농부의 눈언저리  
 
 이슬이 저민다. 
 
       
 
 중구문학 (2021. 12. 27)발표 
 
       
 
 이 시(詩)는 21세기악회 주최 코로나 극복 희망치유 콘서트‘시(詩)와 함께 하는 합창음악회’에 선정된 가곡으로 이일주 교수 작곡, 류시호 작시, 2020년 11월 06일 <더 싱어즈 합창단>이 발표했습니다. 21세기악회(회장 연세대 음대 유범석 교수)는 음대 교수 및 대학 강사 120여 명의 작곡, 연주, 성악가 등으로 50년 전 설립한 음악전문 단체입니다.  
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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